[제1회 청춘문예 대상 수상작] 哭 외- 김남건
입력 : 2018-02-28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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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작] 哭 외- 김남건
哭
정말 우스울 것이다
선 하나를 지우는 것으로
한자리의 오천만이 우는 모습은
매일 되새기며 새로이 하던 그리움이
오십년이 되도록 응어리질 동안
선 하나가 가로막고 있었다는 것은
羞
너는 사진 너머에서 슬퍼한다
tv 너머에서 신음한다
그래프로 배고프다 한다
나는 눈으로 슬퍼하고
귀로 안타까워하고
머리로 탄식할 뿐이다
너를 만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너를 오감으로 겪는 것은
필터 없이 만나는 것은
눈물로 슬퍼하고
소리내어 절규하고
마음 깊이 탄식해야 하는 것은
일생에 처음
잠길듯이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너를 보러 가리라
願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그 거무칙칙한 철넝쿨을 보고 유턴할 수 없으니까
그 너머의 삭막한 나무 한 그루를 그릴 필요 없이
글로 읽고 소식으로 전해 들으면 되니까
가슴 아닌 머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 얼마나 편안한 일인가
나 행복하고 나 상쾌한 세상을 위해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통일이 되면
가끔 길을 잘못 들었을때
그 차가움 대신 뜨거운 아픔이 들리겠지
글자 너머 tv 너머가 아닌
눈앞에 들이민 공허함이 보일 테다
스치는 먹먹함 대신 가득찬 오열으로
머리가 깨지도록 울며 나누리라
너 덜 괴롭고 너 덜 아프도록
다시 생각해보니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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